디자인은 인간의 욕구를 반영하는 동시에 삶을 풍요롭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은 ‘Design to live by’라는 컨셉 아래, 자동차 디자인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상 속 디자인 전반에 대한 다양한 디자인 전시를 여러분에게 선보입니다.
전시 참여 작가 마누엘 로스너의 작품 ‘이상적 파열’을 통해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미래가 그립나요?> 전시의 작품들을 VR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전시장에 직접 방문하시면 보다 다양한 작품들과 함께 AR로도 전시를 경험해보실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파트 <포스트 시티>는 위기에 대비하는 도시 공간의 현재와 미래를 다룹니다. 현대 도시의 위기는 사회적, 생태적, 정치적 불안 및 불평등의 증가로 인해 급속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0년 초에 발생한 팬데믹은 도시 공간이 사회적 재난에 얼마나 취약한지 그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냈습니다. 위태로워진 일상과 도시를 민주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도시 공간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근본적으로 다시 상상해 보아야 합니다. 이번 파트는 자본 축적, 공공 영역, 민주주의, 재난과의 관계의 측면에서 현재와 미래 사이의 과도기적 도시 공간을 비평적으로 검토합니다.
디지털 기술의 그림자 속에서 노동하는 인간의 상태는 ‘유령 노동(Ghost work)’이란 용어가 가장 적절하게 투영하고 있습니다. 영화 <모던 타임스>에서 기계 부품처럼 움직여야만 했던 노동자는 이제 번쩍이는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온라인 플랫폼의 알람이 지시하는 대로 사는 자동인형이 되었습니다. 기술이 도시, 사회, 산업을 넘어 인간마저 재편성하는 현시점에 우리는 과연 어떻게 디자인되어가고 있을까요? 이번 파트는 이러한 질문을 바탕에 두고, 기술과 노동, 그리고 인간 사이의 잃어버린 관계를 회복할 대안적 사유를 탐색합니다.
세 번째 파트는 인간과 비인간, 문명과 자연, 정치와 생태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사고에 도전하는 '하이퍼 오브젝트(Hyper Object)'의 쟁점을 다룹니다. 인간 중심적 디자인의 결과로 초과 객체(하이퍼 오브젝트)가 범람하는 세계에서 인류에게 요구되는 시각은 무엇일까요? 이번 파트는 미래의 시공간에서 광범위하게 펼쳐질 거대 객체를 바탕으로, 인간과 비인간, 세계 사이의 관계망을 재조직하는 디자인적 사고와 실천을 다룹니다.
전시의 마지막 파트는 <2050>으로, 가까운 미래지만 상상하기 쉽지 않은 근미래의 시간대로 관객을 안내한다. 일찍이 SF 소설과 영화, 상상의 건축에서 미래에 대한 공상은 유토피아보다는 디스토피아에 가깝게 묘사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파국적 예언은 미래를 디자인해온 인간의 시각과 실천에 변화를 이끌고, 아직 정해지지 않은 미래를 구체적으로 재설계할 것을 촉구한다. 전시의 마지막은 과도기적 징후와 전조를 근미래의 언어, 자원 시스템과 인간의 변화, 시간의 전개 방향에 걸쳐 다각도로 탐색하며, 잃어버린 미래의 시간을 돌파하는 상상의 힘을 모색한다.
올해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2021’의 주제는 ‘시간의 가치’입니다. 수상자 심소미 큐레이터의 본 전시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는 현시점에 향후 30년을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지 구상해보고자 기획됐습니다.
전시의 제목인 <미래가 그립나요?(Do You Miss the Future?)>는 인류에게 상실된 미래와 문화적 퇴보를 염려한 문화 연구자 마크 피셔(Mark Fisher)의 한 인터뷰 제목에서 빌려온 것입니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디자이너, 시각예술가, 연구자의 시선으로 만연한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인류가 잃어버린 미래의 시간을 조망합니다.
현대자동차는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라는 브랜드 비전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모든 순간을 보다 의미 있게 만드는 퀄리티 타임(Quality Time)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번 전시는 다양한 디자인적 상상력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미래를 그려내며 시간의 가치를 전하고자 합니다. 본 전시를 관람한 모두가 인간의 삶에 밀접한 디자인의 언어로 재해석된 미래의 시간과 미리 조우함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더욱 가치 있게 꾸며 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