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설벽은 전시 작품을 철거하고 새로운 전시를 준비하기 전까지 설치되는, 즉 전시의 끝과 시작을 잇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가설벽들은 일회성으로 사용되고, 그 용도를 마친 후에는 폐기되어 많은 양의 폐기물을 발생시킵니다.
LOOP가 현대자동차가 추구하는 자원 순환과 지속 가능한 미래 가치에 대한 의미를 담고 탄생한 작품인 만큼, 작품이 철거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친환경적인 철거 방식을 고민했습니다. 이러한 고민 끝에 LOOP의 끝을 장식하는 프로젝트 LOOP EPILOGUE가 탄생하였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전시관 가설벽 및 부스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목재, 판넬 등을 사용하여 단순 일회성의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제작되어 왔습니다. 이런 자본 집약적 전시를 지양하기 위해 현대자동차는 ‘BRICKIT’과 협업하여 재사용이 가능한 조립식 플라스틱 브릭 가설벽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지난 BRICKIT 프로젝트에서 사용했던 브릭들을 분해하고, 이를 다시 LOOP EPILOGUE 프로젝트의 새로운 부품으로 재탄생시켜 전시의 가설벽에 자원순환과 지속 가능한 미래 가치를 담아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LOOP EPILOGUE 가설벽은 사용을 마친 후 폐기하지 않고 다양한 용도로 재사용 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의 가설벽과 차별점을 갖습니다.
LOOP EPILOGUE는 자원순환, 지속가능성의 의미를 담는 동시에 새로운 프로젝트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프로젝트기도 합니다. LOOP가 자동차를 분해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여러분을 놀라게 했던 것처럼, LOOP EPILOGUE를 통해 지난 LOOP의 몰랐던 이야기를 듣고 다음 아티스트의 작품을 기다리는 시간을 보다 의미있는 시간으로 남기기 위해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작품을 분해하고 설치하기 위해 가려지는 가설벽이 아닌, 그 안에서도 루프의 지속 가능한 의지를 보여주고, 가설벽이 또 하나의 작품이 되어 다시 한번 관람객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합니다.